아이가 태어난 후 1시간 뒤, 남편이 신생아실로 면회를 갔는데 아이의 호흡이 불안정하여 당장 인근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해야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신생아호흡수의 정상범위는 60회/1분 정도인데, 당시 우리 아이는 80회/1분으로 굉장히 가쁜 숨을 쉬고 있었고 결국 태어나자마자 2시간만에 영남대학교병원 니큐로 전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 이란?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아기들은 태어난 후 폐로 자가호흡을 하게 되면서 폐가 정상적으로 팽창이 되어야하는데, 간혹 폐가 작거나 폐를 팽창하게하는 물질은 표면활성제의 생산과 분비가 부족한 경우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에 걸릴 수 있습니다. 보통 전신적으로 각 장기의 발달이 미숙한 미숙아에게서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제왕절개출산이면서 남아인 경우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입니다. (저희 아기도 38주 1일 제왕절개 남자아기에요) 초기 처치(계면활성제투여, 호흡보조장치 부착 등)만 잘 해준다면 큰 무리없이 일주일~ 10일이면 퇴원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입원후 호흡이 힘든 아기를 위해 바로 기도삽관이 진행되었고, 아기는 금방 안정된 호흡수를 되찾았습니다. 저희 아기도 약 일주일정도 입원을 하였었는데요. 입원 기간동안 혹여나 모를 다른 가능성으로 인해 뇌, 심장초음파 / 혈액체취 등 부가적인 검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으로 병명 확정
    • 뇌 초음파 : 경미한 백질연화증이 의심되는 상태
    • 심장 초음파 : 약 1.6mm정도의 구멍이 있는 상태. 이 정도의 구멍은 대부분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레 닫히기 때문에 외래로 추적관찰초음파를 1-2번 보면 될 정도.

    심장과 호흡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문제이지만, 뇌는 처음들어보는 병명에 이 경우 재활이 필요할 수도 있고 추후 뇌성마비로 인한 운동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고 해서 남편과 저 모두 너무 놀랐습니다. 

    백질연화증 이란?
    뇌실 주변의 백질이 손상된 것
    백질연화증의 경우 약 35%의 확률로 뇌성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 운동장애 뿐 아니라 시력, 간질발작, 청력장애, 인지발달 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음.

    백질연화증

    당시 주치의는 아이의 뇌가 언제 손상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원인이 다양. 출산시 산소공급이 제대로 안되었다던지, 호흡곤란증후군때문에 유발된건지 알 수 없음) 영상의학과에서는 1단계 정도의 백질연화증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본인과 교수님이 판독했을 때는 있으나 마나한 정도라 추후 외래에서 지켜보면 될것 같다. 하지만, 뇌손상이 없다는 것은 아니므로 상황에 따라 재활이 필요할 수도 있다. (1~4단계로 백질연화증심각도를 구분하긴하지만 이는 현재 의학적으로 쓰이는 용어는 아니고 편의에 따라 나누는 기준임) 라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첫째를 케어하느라 뱃속의 둘째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아이에게 병이 생긴건가? 내가 하루라도 더 품고 있었다면 아이가 아프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죄책감이 몰려와서 몇시간은 병실에 홀로 멍하니 앉아 눈물만 주룩주룩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서 아이는 퇴원을 했고, 저는 조리원을 가지않고 집에서 남편과 같이 아이를 케어했습니다.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의 경우 산정특례대상으로 약 2천만원의 병원비 중 17만원 정도를 실부담 하였습니다. 그마저도 태아보험 실비로 대부분을 보전받아서 병원비가 거의 들지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의료보험 만세! 앞으로 심장, 뇌 초음파 결과에 따른 몇번의 외래가 남아있지만 아이가 아프다면 아픈대로, 안아프다면 안아픈대로 우리는 부모로써 해줄 수 있는 부분을 최선을 다해서 해주면 되지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 잡고 아이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의 경우, 매우 흔한 사례라 인터넷에 검색을 하면 많은 후기를 볼 수 있는데 백질연화증의 경우 상대적으로 후기가 많지않은 편이라 저희 아이의 외래결과, 발달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이 포스팅을 통해 공유해보려합니다.


    8/31 : 퇴원 2주 후 첫번째 외래 

    다시한번 뇌 초음파 진행하였음. 검사결과 일전에 보였던 부분이 더이상 보이지 않음. 백질연화증 정상소견. 6개월 뒤 심장초음파 외래 잡아주심. (뇌손상을 입었던 부위는 자연회복이 되지않기 때문에 지금 정상소견이지만 일전에 의심소견을 들은 바 있으므로 혹시 모를 가능성을 대비해 아이의 발달상태 등은 지속적으로 체크해볼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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