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과소 출산이야기2 (멜로부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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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이야기] 37주 2일 양수과소증 유도분만실패 후 제왕절개(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첫번째 이야

    2020/12/09 - [일상이야기] - [임산부/32주5일차] 양수과소증 대학병원 입원기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다시피, 32주경 양수과소증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에 입원 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 후 1주에 2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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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첫번째 글에 이어...

     제왕절개수술이 결정되고.... 생전 수술이란 것을 해본적 없던 지라 너무너무 떨리고 무서운 마음이 컸다. ㅠㅠ 그리고 하나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바로 수술시간..! 아침 일찍 새벽부터 제왕절개를 결정하고 앞선 3명의 환자를 수술하고 난 뒤 바로 수술해주시겠다면서 오후쯤 되면 수술이 가능하실것 같다고 하셨고.. 나는 그 말만 믿고 신랑을 불렀는데... 

     

    갑자기 교수님이 오후늦게 3-4시쯤 오시더니(사실 이때도 많이 기다려서 신랑이나 나나 지친 상태였다) 마취과에서 내 수술은 급하게 잡힌 추가스케줄이니 오늘 예정된 전체 산부인과 수술이 다 끝나야 내 수술일정을 잡아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촉진제를 제거했지만 간간히 진통이 허리로 오고있는 상태여서 나는 기진맥진해있는 상태였고 ㅠㅠ... 교수님도 "자기네들 가족이었으면 이런식으로 일처리 하지 않았을것"이라면서 같이 분노해주셨다.. 

     

    병원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해서 생긴일에 왜 내가 피해자가 되어야하는지.. 너무 황당하고 내 잘못은 아니지만 밖에서 기다리고있는 신랑과 시어머님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하염없는 기다림이 또 다시 시작되고.... 다행히(?) 오후 6시경 수술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고 (수술복환복 및 소변줄 장착) 오후 7시경 수술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부터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어차피 수술하는 중에는 척추마취로 하반신에 감각이 없어지기 때문에 아프지 않을거다.. 우리 딸을 만나기 위해서 수술을 한다... 라는 생각들을 계속 하며 불안한 감정을 떨치려고 노력을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고 나서는 간단하게 환자이름, 수술명, 담당교수 등을 문진하고 척추마취를 시작한다. 자세가 불안정해서 그런지 척추에 주사바늘을 30번은 찌른것 같았다 ㅠ 마취과 선생님이 이번에시도 했는데도 마취가 안되면 전신마취를 해야한다고 이야기 하시면서 마지막으로 찌른 바늘에 다행히 마취가 잘 되었다! 마취약이 사르르르 따뜻하게 발끝까지 퍼지며 하반신 전체가 마취되었고 수술이 시작되었다.

     

    떨리고 긴장되었지만 마취과 선생님이 계속해서 말을 걸어주며 긴장을 풀어주셨고 중간중간 수술진행상황을 잘 알려주셔서 안심이 되었다. 하나 안좋았던 점은, 보통 상반신은 깨어있기 때문에 아기가 나오면 산모에게 보여주거나 하지만 이곳은 산모에게 아가를 보여주지 않는다 ㅠㅠ 들려오는 아가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아가가 괜찮기만을 수술대에 누워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렇게 오후 7시 09분경, 3.05kg의 건강한 우리 딸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다!

    갓 태어난 우리 아기 ㅎㅎ
    수술대에 누워서....

    후처치가 끝나고, 바로 병실로 옮겨졌다. 아기 나오고나서 살짝 수면마취도 해주셨는데 아주 살짝이라 금방 깼다. 그리고나서 마취가 풀리는데.. 나는 미리 무통 & 페인버스터(비급여 15만원)를 부탁해놓았었다. 보통 사람들은 마취 풀릴때까지 3-4시간이 걸린다는데 나는 1시간 만에 마취가 풀렸고 누워서 다리를 좌우로 왔다갔다, 엉덩이도 좌우상하로 왔다갔다 움직였다. (기적의 회복력...)

    병실에 누워서 한컷

    마취가 풀리니 첫날은 넘나 아팠다. 그래도 자꾸자꾸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 한다길래 누운채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둘째날에는 소변줄을 빼고 걷기 시작했다. 침대에서 스스로 일어나보기도 하고 회복을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ㅠㅠ 수술후 처음으로 일어날때는 어지러울 수 있으니 꼭 보호자와 동반하여 첫 걸음을 시작해야한다. 나는 오빠가 회사일때문에 올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간호사분이 잘 도와주셨다. 그리고 방귀가 나왔고 일반식으로 전환되었다~(첫날에는 수술 24시간 이후부터 죽) 셋째날부터는 보호자 도움없이도 잘 걸어다닐 수 있었고, 의사선생님이 힘들겠지만 걸어야 회복이 빨라진다며 의무적으로 병동 3바퀴 이상 도는 미션을 주셔서 밥먹고 부지런히 걸어다녔다

     

    대망의 넷째날 연초 출산하는 산모가 많다보니, 아이도 많아져 병원에서 상태가 좋은 산모들에게는 하루 일찍 퇴원을 권고한다. 그래서 나는 4박 5일이 아닌, 3박 4일만에 퇴원을 하게되었다! :) 병원비는 5인실 1박, 2인실 2박 총 3박 4일 기준으로 약 70만원정도가 나왔고, 아기 병원비는 약 3만원 정도가 나왔다 


    페인버스터와 무통주사는 모두 마지막날에 떼어냈다. 다들 페인버스터와 무통주사를 빼면 많이 아픈가요..? 라고 물어보시는데 나는 그다지 전후 차이를 못느꼈던것 같다. 워낙 회복속도가 빨라서 고통이 많이 사그라 든 상태였어서 그런지 몰라도.... 물론이건 사람마다 정말 다르기 때문에 다들 나처럼 느낄거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실제로 내 친구중 한명은 일주일동안 남편 도움없이는 걸어다니지도 못할정도로 엄청 고통스러워 했다) 

     

    이제 내 인생에서 자연분만이 없을 거라는 사실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10시간의 유도분만을 거쳐 제왕절개를 했으니..나는 해볼만큼 해봤다라는 생각이 들고 후회는 없다..! 앞으로의 좌충우돌 육아가 두렵기는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며 겪게 될 행복이 더욱더 기대되는건 사실이다. 앞으로의 나 자신아 화이팅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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